진통제는 단순히 통증만을 없애는 약이 아닙니다. 각 성분마다 통증을 완화하는 방식, 즉 ‘작용기전’이 다르기 때문에, 같은 두통이나 근육통이라도 어떤 진통제를 쓰느냐에 따라 효과와 부작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. 이번 글에서는 대표적인 진통제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, 덱시부프로펜, 나프록센의 작용기전과 효과 차이를 비교하여, 왜 이 약이 나에게 맞거나 맞지 않을 수 있는지를 명확하게 설명합니다. 보다 똑똑하게 진통제를 선택하고 싶은 분들은 이 내용을 꼭 참고해 보세요.
아세트아미노펜: 중추신경계에서 통증 신호 차단
아세트아미노펜(Acetaminophen)은 해열·진통 작용이 뛰어나면서도, 위장 자극이 적고 부작용이 적어 가장 널리 쓰이는 성분 중 하나입니다. 그 작용기전은 중추신경계에서 프로스타글란딘(Prostaglandin)의 생성을 억제하는 방식으로, 통증을 느끼는 신호 자체를 약화시키는 데 중점을 둡니다. 즉, 염증을 줄이기보다는 뇌에서 통증을 느끼지 않도록 조절하는 작용을 합니다. 이 때문에 두통, 발열, 치통 등 염증과 무관한 통증에는 매우 효과적입니다. 하지만 말초 조직(염증 부위)에서 작용하지 않기 때문에, 관절염, 근육통 등 염증성 통증에는 효과가 떨어집니다. 또한 간에서 대사 되므로, 간 질환이 있는 경우 복용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.
덱시부프로펜: 말초 염증 억제 + 진통 효과
덱시부프로펜(Dexibuprofen)은 이부프로펜의 활성화 이성질체로, 기존보다 적은 용량으로도 효과가 강력하게 나타납니다. 덱시부는 말초 조직(염증 부위)에서 COX 효소를 억제하여 프로스타글란딘 생성을 차단함으로써 염증과 통증을 동시에 억제합니다. 이 성분은 뇌보다는 염증이 발생한 부위에서 작용하기 때문에, 관절염, 생리통, 근육통, 외상 후 통증 등 염증성 통증에 매우 효과적입니다. 또한 항염 작용 덕분에 장기적인 통증 관리에도 적합합니다. 작용 속도도 빠르며, 복용 후 30분 이내에 진통 효과가 나타납니다. 그러나 위장 점막을 자극할 수 있고, 장기 복용 시 위염, 위궤양, 신장 기능 저하의 위험이 있습니다. 식후 복용이 필수이며, 위장 질환자나 고령자에게는 주의가 필요합니다.
나프록센: 항염 작용이 탁월한 장시간 진통제
나프록센(Naproxen)은 덱시부와 마찬가지로 NSAIDs 계열의 약물이지만, 약효 지속 시간이 8~12시간으로 길고 항염 작용이 더욱 강력하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. 나프록센도 COX 효소 억제를 통해 프로스타글란딘 생성을 억제함으로써 염증 부위에서 통증과 붓기, 발열 등을 감소시킵니다. 특히 류머티즘 관절염, 골관절염, 생리통 등 장기간 지속되는 염증성 통증에 최적입니다. 다만 위장 자극이 매우 강한 편이며, 복용 시 위장 보호제를 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. 또한 신장을 통해 배설되기 때문에, 신장 기능이 약한 사람은 복용에 주의가 필요합니다. 심혈관계 이상 반응도 드물게 나타날 수 있어 고혈압, 심장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복용 전 전문가와 상담해야 합니다.
결론: 성분별 작용기전을 알면 ‘내 몸에 맞는 약’이 보인다
성분명 | 주요 작용 부위 | 특징 | 부작용 위험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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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세트아미노펜 | 중추신경계 | 간편, 안전, 염증에는 약함 | 간 독성 |
덱시부프로펜 | 말초조직(염증 부위) | 빠른 진통, 항염 효과 우수 | 위장, 신장, 심혈관 |
나프록센 | 말초조직(염증 부위) | 장시간 효과, 강력한 항염 | 위장, 신장, 심혈관 |
진통제는 그저 통증을 줄이는 약이 아니라, 어디서,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따라 효능과 부작용이 크게 달라지는 복합적인 약물입니다. 나에게 맞는 진통제 선택은 증상의 원인뿐 아니라, 내 건강 상태와 약물에 대한 반응까지 고려해 결정해야 합니다. 가벼운 통증엔 아세트아미노펜, 염증이 동반된 통증에는 덱시부 또는 나프록센을 선택하되, 복용 전에는 반드시 자신의 위장, 간, 신장 상태를 고려하고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.